신탁은 애초에 세금을 아끼려는 목적으로 고안된 제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부동산, 정확하게는 아파트에 대한 각종 세금의 부담이 커지면서 절세 방법의 일환으로 신탁을 활용하는 방식이 나온 것입니다.
이 포스팅에서 다룰 내용은 아니고 독립된 주제로 다른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입니다만, 유언이 현재 신탁 제도와 결합해서 각 증권회사, 은행 등 금융회사가 상속세 절세를 위해 신탁을 활용한 구조를 만들어 주겠다고 가장 활발하게 광고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아파트를 구입하면 관련된 세금이 줄줄이 따라오는데, 가장 대표적인 세금이 취득세이고 이에 따라 통상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가 같이 부과됩니다. 세율은 부동산 가액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부동산의 종류(아파트, 상가, 토지 등), 매수인이 1 주택인지 여부, 부동산 위치가 조정대상지역인지 등 매우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래서 같은 가액의 부동산을 취득해도 부과된 세금 액수는 달라질 수 있죠.
그런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은 위에서 말한 요인들을 제외하면, 세금 액수를 줄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없습니다. 이게 이 포스팅의 결론이고, 이 한 줄만 읽어도 됩니다.
만약 신탁 제도를 이용해서 부동산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누가 곧이 곧 대로 세금을 내겠으며 부과된 액수를 전부 납부하는 사람들은 멍청해서 내는 것일까요. 과세관청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죠.
최근 판례(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두34929판결) 중에, 부동산 세금을 줄이려고 신탁을 활용했다가 결과적으로 원래 세금을 다 납부해야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신탁 계약을 이용해서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용역을 맡겼는데, 결과적으로 미성년 자녀를 포함한 자녀 두 명이 원고가 되어 과세 관청을 상대로 소송까지 해서 추정컨대 약 2-3년 동안 재판을 한 사건입니다.

사실 관계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동탄에 위치한 아파트고, 부과된 세금으로 역산해 보면, 부동산 가액은 대략 15억 원 내외로 추정됩니다. 2 주택 중과세율 적용을 받는 사람이, 세금을 절감하려고, 광고를 믿고 신탁 계약을 이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용한 신탁 계약을 정리하면, 남편이 아내와 부동산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스스로 위탁자 겸 수익자가 되고, 아내는 수탁자가 됩니다. 그리고 남편이 본인의 위탁자 지위를, 광고를 한 회사이거나 그 회사가 중개하는 제3의 회사와 위탁자 지위이전 계약을 체결해서 100만 원에 위탁자 지위를 이전합니다. 그리고 그 회사는 다시 그 남편과 아내의 자녀들과 위탁자 지위이전 계약을 100만 원에 체결해서, 최종적으로는 각 자녀가 위탁자가 되도록 만듭니다. 자녀가 2명이고 그 2명한테 각 1/2 지분씩 이런 방식으로 위탁자 지위를 이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계약을 하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회사가 광고한 내용은 이런 것으로 추정합니다.
즉, 부동산의 소유명의자인 남편이 아내와 신탁계약을 체결해서 아내한테 아파트 신탁등기로 소유권을 넘기되, 자익신탁을 이용해서 위탁자가 수익자 지위도 보유하고, 내부적으로 수익자가 부동산 처분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지도록 설계를 하자, 그리고 위탁자 지위를 제3의 회사와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회사가 다시 그 자녀와 그 위탁자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 최종적으로 아파트의 각 1/2 지분씩 자녀 한 명이 위탁자 지위를 가지고 명의는 신탁등기로 아내 앞으로 되어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각 자녀가 최종적으로 100만 원에 1/2 지분에 대해서 위탁자 지위를 취득한 게 되니까 세금은 1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확 절감이 된다.
이게 광고의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어떠신가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부동산 세금, 절세 등에 관심이 있고 궁금해서 이 글을 읽고 있을 텐데, 이런 방법이 통한다고 생각되시나요? 이게 된다면 누가 부동산 세금을 제대로 내겠습니까?
당연히 과세관청(동탄출장소장)은 100만 원으로 부동산을 취득했다면서 낸 자녀 한 명당 세금 134,000원이 말도 안된다고 봤고요. 원래 15억 상당의 2 주택자한테 부과하는 세금을 그대로, 자녀들이 각 부동산을 1/2씩 취득했다고 판단하고 부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녀 한 명당 취득세 63,255,780원, 지방교육세 1,920,820원, 농어촌특별세 4,792,220원의 부과처분을 받았습니다.
소송의 내용은, 누가 원고가 되어 어떤 청구를 하고 주장을 했느냐에 따라서 주문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판례의 결론만 보면 가끔 내용을 오해하거나 이해가 잘 안갈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녀들이 세금을 부과받았으니까 자녀들이 공동원고가 되어서(자녀 한 명은 미성년이라서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진행함) 과세관청을 상대로 취득세부과처분취소 청구를 한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피고 과세관청이 자녀들에게 부과한 세금은 정당하다고 항변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판례의 결론은 100만 원에 대한 세금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과세관청은 결국 아파트의 실질적 소유자이고 처분권자인 아버지(남편)한테 자녀들한테 부과한 세금을 전부 부과하면 되기 때문에 자녀들에 대해 부과된 세금은 취소해야 한다고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판례를 얼핏 보면, 피고 과세관청이 패소한 것으로 나와서, 이 신탁방법이 통했나? 라고 오해하면 안 되고, 소송의 종류와 진행 내용에 따라 주문이 내려진 것일 뿐, 판례의 결론은 남편이 아내 및 제3회사와 체결한 신탁계약은 모두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여러 개의 신탁계약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체결동기가 없다고 판결 이유에 아예 명시를 했습니다.
이 사건은 원고들(세금을 부과받은 자녀들)이 세금 부과를 다투는 행정소송 형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소송 결론이 이렇게 나왔지만 엄밀하게 보면 조세회피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해서 실제 이행완료까지 한 사안입니다. 조세범으로 고발당할 위험도 있었습니다. 원고들 입장에서는 신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해 주겠다는 광고를 한 회사를 상대로 기망을 당했다고 다퉈볼 여지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남편이 했지만 그 광고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기망적 요소가 있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기망 여부는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핵심 요약>
신탁으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는 관련 당사자라면 현혹될 수도 있다고 보이지만, 이성을 가지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런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그리고 알아야 합니다).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절세를 고민중이라서 이 글을 끝까지 다 읽었다면 신탁 방법은 제외를 하고, 다른 객관적이고 합법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세금 관련 신탁 광고 등을 보고 이게 맞는지 그리고 되는 것인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면 이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판례(아래 판결요지 참조)의 내용을 참고해서 판단을 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경우 아래 이메일로 관련 자료와 함께 문의 바랍니다.
kobongjootrust@gmail.com
아래 판례는, 실제 세금 관련해서 신탁방법이 문제 되는 경우에 해당 판시 내용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두34929 판결 [ 취득세부과처분취소 ]
【판결요지】
[1] 부동산의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고, 다만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탁계약’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유보되어 있고, 그 계약이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수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박탈함으로써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및 목적,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의무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및 당사자 간의 관련 약정의 존부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갑 등의 아버지인 을이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이용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에 따라 소유한 부동산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을로, 수탁자를 배우자인 병으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을 체결 후 정 주식회사에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정 회사가 갑 등에게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수탁자를 병으로 하고 해당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신탁등기가 마쳐졌는데, 갑 등이 위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과 관련하여 갑 등 명의로 종전 위탁자 정 회사에 지급된 100만 원을 과세표준으로 산정한 취득세 등을 신고 및 납부하자, 과세관청이 갑 등이 지급한 거래금액은 사회통념상 위 부동산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고,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 따라 새로운 위탁자인 갑 등이 위 부동산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갑 등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 및 고지한 사안에서, 위 신탁계약은 부동산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는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신탁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도 없었으며, 수익자는 부동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고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고, 나아가 위 신탁계약 및 인접한 시기에 연달아 체결된 변경계약이 서로 결합됨에 따라 최초 위탁자인 을은 자유로이 신탁재산의 회수 및 매도가 가능하였으므로 부동산의 처분권한은 신탁계약 체결 이전과 마찬가지로 을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어,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으므로, 위 신탁계약은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소유권을 최초 위탁자인 갑에게 실질적으로 유보시키고, 수탁자에게서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박탈함으로써,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신탁법상의 신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신탁계약은 그 명칭과 달리 신탁의 본질에 전혀 부합하지 않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체결 동기나 이유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명의만이 이전되었을 뿐 관리·처분의 권한과 의무가 수탁자에게 적극적·배타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출처 :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두34929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부동산신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유치권 행사로 유익비, 공사비를 받을 수 있는지 인정 기준 (0) | 2026.05.28 |
|---|---|
| 부동산담보신탁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경우(소유권등기말소 및 이전 청구) (0) | 2026.05.27 |
| 신탁부동산도 압류·경매 가능할까?-신탁회사 고유재산까지 책임지는 경우 (0) | 2026.05.22 |
| 오피스텔 분양계약 해제 후 신탁회사에 위약금 청구하는 방법 (책임한정특약 극복 전략) (1) | 2026.05.20 |
| 집합건물 신탁부동산 관리비, 신탁회사에 청구하는 방법 (0) | 2026.05.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