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와 재산분할포기 각서의 효력

유책배우자도 이혼 시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협의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될 때 상대방과 공동으로 모은 재산을 나눠 갖게 될 텐데요, 이를 재산분할이라고 하고 이혼한 부부 중 일방이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재산분할 청구권이라고 합니다. 만약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843조 및 「가사소송법」 제2조제1항제2호나목 4), 제36조제1항].

 

 

그런데 이러한 재산분할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유책배우자도 이혼 시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요.

 

 

유책배우자란 혼인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유책배우자도 이혼 시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할까요? 이혼에 대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법감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겠는데요, 재산분할은 이러한 오해와 달리 이혼에 대한 책임 유무와는 별개입니다.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인 경우에는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없지만 재산분할은 혼인 중 상호협력에 의하여 이룩한 공동재산의 청산과 이혼 후에 경제적으로 곤궁을 겪게 되는 당사자에 대한 부양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혼인관계의 파탄에 있어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 하더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서울가정법원 1991. 11. 12.자 91느4431 제5부 심판), 다만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 참작할 사유가 될 뿐입니다(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예를 들어 바람을 피워 이혼소송을 당한 경우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없지만 재산분할은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협의이혼을 하기 전에 혹은 협의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 포기각서를 작성한 경우는 어떨까요?

 

 

보통 유책배우자는 본인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재산을 일절 포기하고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재산분할 포기각서를 작성한 뒤 협의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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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발생하는 권리이고,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어서 이혼하기 전에 재산분할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않습니다.(부산가정법원 2017. 3. 23. 선고 2016드단208804(본소), 2016드단209845(반소) 판결 참조). 즉 이혼 전에 한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설사 공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협의 이혼을 진행하면서 작성한 각서 역시 부부의 재산 형성 기여도나 재산 분할 방법에 대해 세세하게 상의한 뒤 작성된 게 아닌 단순히 모든 재산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라면 재산 분할을 진정으로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 2016. 1. 25.자 2015스451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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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보면, 배우자의 바람 때문에 1차 각서, 2차 각서 이런 식으로 각서만 계속 받아두는 경우가 많고, 그 각서의 내용을 보면 ‘1. 한번만 더 바람피면 모든 재산을 포기한다.’같은 내용이 의외로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각서를 받아두는 것은 억울하겠지만 재산분할에 있어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반대로 각서를 작성해 준 바람핀 당사자는 상대방의 강요로 각서를 작성했을지라도 사후에 각서의 효력을 문제삼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혼의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이므로 이혼소송을 당하셨을 때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시길 바라며 협의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 포기각서를 작성했다고 했을지라도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않았다면(제839조의2 3항) 재산분할을 청구 할 수 있으므로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또한 재산분할은 부부 공동 자산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재산 분할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기여도를 가능한 크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를 입증할 증거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유책배우자인 상대방이 재산을 하나도 갖지 않고 이혼하겠다고 했을지라도 섣불리 협의이혼을 했다간 이혼 후 2년 내에 얼마든지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 해 두셔야 되겠지요, 후에 이러한 소송을 당했을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협의 이혼 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배우자의 재산 목록 및 재산분할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한 유효한 합의서를 작성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