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의 임차인과 임대인 간 단골 분쟁 중 하나는, 임차인이 투입한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 등의 운영을 위해 투입한 공사비를 반환받을 수 있느냐의 의문이 있죠. 

실무상 임대인과 임차인 간 누가 실질적 우위에 있는지에 따라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결정됩니다.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시에 원상회복한다'는 약정을 많이 하는데, 이 약정의 법상 의미는 임차인이 민법 626조에 의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입니다. 즉, 이러한 약정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은 시설 설비를 위해 투입한 어떠한 비용도 임대차 종료 시에 임대인한테 반환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이 투입한 공사비의 일정 비율을 반환하고, 대신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시 현상태대로 반환한다'는 약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 내용은 임차인에게 공사비 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임차인이 투입한 공사비를 일부라도 반환받기 위해서 이러한 약정을 임대차계약서에 넣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고 임차인에게 법적 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만약 임차인의 상가를 포함해서 건물 전체 또는 일부가 경매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현실적으로 임대인이 자력이 있어서 임차인한테 공사비의 일정 비율을 임의로 반환하지 않는 한, 임차인이 약정대로 공사비를 반환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매가 되었다는 의미 자체로, 이미 임대인의 자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죠. 그리고 경매 시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공사비반환채권은 일반채권으로 보는 게 통상적인데, 이 경우에 채권신고를 통한 배당에서 모두 충족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임차인은 공사비 반환채권에 기하여 상가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것도 결론부터 살펴보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먼저 판례의 유치권에 대한 입장이 어떠한지 이해하고 판례를 살려보면 더 이해가 쉽습니다. 판례는 유치권 인정을 엄격하게 합니다. 즉,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한다는 의미고, 이 의미는 다시 말하면, 유치권을 행사하는 측한테 불리하다는 의미죠.

공사비 반환청구권의 경우 판례에 의하면, 상가에 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해 투입한 공사비는 그 전체가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즉,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대를 위해 투입한 비용이 유익비에 해당하는데, 임차인이 본인이 선택한 업종의 장사를 하기 위해 투입한 공사 비용 전체가 건물의 객관적 가치증대를 위한 비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서에 공사비 반환약정을 넣었어도, 약정에 의해 공사비 반환청구권이 인정되어 청구 소송을 하는 것은 별개로, 위 공사비 반환약정 청구권에 기해서 그 상가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공사비 중에서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대를 위한 비용을 세밀하게 구분해서 유익비 비용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판례도 공사비반환 약정을 한 사실관계인데, 임차인이 뷔페 영업을 위해 투입한 시설 비용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한 사건입니다. 결과적으로 임차인의 유치권 존재확인 청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2다 273018 판결).

<핵심 요약>

유치권은 비단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서만 문제 되는 쟁점이 아니고, 실무상 유치권이 자주 문제되는 상황은 공사 도급계약에서 공사비를 받지 못한 공사업체(수급인)가 건축 중이거나 완료된 건물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입니다.

유치권은 법정 담보물권에 해당하고, 민법상 유치권이든 상사유치권이든 그 성립 요건이 법에 규정되어 있어서 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인정됩니다. 

그래서 유치권 자체가 인정되는지 여부부터 다툼이 심하기 때문에 유치권 존재확인 소송, 또는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이라는 청구를 하는 것입니다. 

계약(약정)상 청구권(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권의 만족을 위해 유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나, 또는 상대방의 유치권 행사로 인해 현재 자신의 부동산이 타인에 의해 점유당한 경우 등, 유치권은 양 방향에서 발생합니다.

유치권을 행사하려는 입장이든, 또는 유치권을 저지하려는 입장이든, 법상 요건이 엄격할수록 공격과 방어의 여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실관계와 법규정을 꼼꼼하게 비교해서 그 여지를 찾아내는 게 법리 구성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판례의 판시 내용도 유치권 분쟁에서 법리를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경우 아래 이메일로 관련 자료와 함께 문의 바랍니다. 

kobongjootrust@gmail.com 

 

 

 

아래 판례는, 실제 분쟁에서 유치권이 문제 되는 경우에 해당 판시 내용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판결요지】


[1]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됨으로써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구분건물로서의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복원이 용이한 것이라면,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실체를 상실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고, 아직도 그 등기는 구분건물을 표상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3] 갑 주식회사가 구분등기가 마쳐진 4개 호실 중 1개 호실을 임차하면서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차인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뷔페 영업을 위하여 투입한 총공사비의 70%를 반환한다.’는 내용의 공사비 반환 약정을 하였고, 그 후 갑 회사는 4개 호실을 전부 점유하면서 각 호실을 구분하던 칸막이를 철거하는 등의 공사를 한 다음 점유 부분 전부를 뷔페 영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였는데, 4개 호실이 경매절차에서 일괄매각되자 갑 회사가 위 약정에 따른 유익비상환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의 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 및 공사비 반환 약정의 진정성에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인정한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유치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데, 갑 회사가 공사에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비용에는 각 호실의 개량을 위하여 지출되어 물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가시키는 비용과 갑 회사의 주관적 이익이나 특정한 영업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된 비용이 구분되어 있지 않으므로, 공사비 반환 약정을 근거로, 민법상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 즉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가와 무관한 비용지출로서 유치권 목적물과의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볼 수 없으며, 한편 각 호실의 칸막이가 철거되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기는 하였으나 현재도 건축물대장에 첨부된 건축물현황도 등으로 위치와 면적 등을 쉽게 특정할 수 있고, 기존 칸막이 철거는 점유 부분을 뷔페 영업에 사용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여 언제든지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원에 과다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갑 회사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총공사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인정한 다음 갑 회사가 각 호실 전체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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